02-23-2025 향기

매주 토요일 새벽 예배 후에 아침 친교를 하고 나면 꼭 제 앞에 커피 한 잔이 놓여집니다. 커피로 섬기시는 분들께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요즘은 커피가 차보다 더 찾는 기호음료가 되었습니다. 아직 커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비싼 커피는 무엇인지 압니다. 루왁 커피(luwak coffee)입니다. 루왁 커피를 처음 만난 것은 인도네시아 선교지 방문할 때입니다. 멀리 미국에서 왔다고 방문한 가정에서 루왁 커피를 대접한다고 하길래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지방에 사는 야생 '긴 꼬리 사향고양이'인 루왁의 배설물로 만든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루왁은 커피 나무에서 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를 따 먹고, 소화되지 않은 커피 씨가 배설물에 섞여 나오면, 이 커피 씨를 골라내 은회색 속껍질을 벗겨낸 다음, 물로 씻어 햇볕에 말린 뒤 볶으면 루왁 커피의 원두가 된다고 하더군요. 같이 간 선교사님은 드셨는데 저는 안 마신다고 했습니다. 왠지 불결한 느낌이 들어서 그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한 잔에 4-50불 할 정도로 그렇게 비싼 커피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비싼 커피인 줄 알았으면 마셨을 걸 하는 후회감도 아직 있습니다. 이 커피는 루왁 몸속을 통과하면서 침이나 위액과 섞인 커피 원두가 발효돼 독특한 맛과 향을 품게 된다고 하는데 찾는 사람은 많고 희귀하다 보니 비싸졌다 합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를 향기로 표현합니다(고후 2:15).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며 살아갈 때, 우리 삶은 루왁 커피보다 더 좋은 예수 그리스도 향기로 가득 차고 그 향기를 맡은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오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오늘 여선교회 헌신예배를 통하여 여선교회 회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뿜는 그 귀한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겠다는 아름다운 결단이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