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21 11월을 맞아

11월은 시월과 12월 사이에 낀 달입니다. 10월은 열매가 무르익는 계절이요 울긋불긋한 단풍의 계절이라 떠나 보내기 싫어서

그랬는지 어떤 가수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구슬프게 불렀던 것 같습니다. 12월은 연말이고 겨울이어서 그 나름대로의 정취가

있습니다. 10월과 12월 사이에 낀 11월은 그나마 추수 감사절이 없다면 그냥 지나가는 달입니다. 시월은 추수 때의 곡식 창고처럼

가득 찬 느낌이라면, 11월은 이파리를 다 털어 버리고 앙상하게 서 있는 나무처럼 텅 빈 느낌입니다. 기온으로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냥 지내기에는 좀 쌀쌀하고 난방을 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도, 몸도 춥습니다. 마음이 추우니 외로움과

쓸쓸한 감정이 더 깊어집니다.


저는 11월에 고향 생각을 가장 많이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 고향을 생각하게 합니다. 앙상한 나무를 보아도, 아침, 저녁에

쌀쌀한 기운을 느껴도 고향의 아랫목이 생각나고, 텅 빈 들판을 보아도 고향이 생각납니다. 이 땅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을

통해 우리는 영원한 고향을 생각합니다. 식탁 앞에 앉았을 때 하나님 나라에서의 잔치를 생각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하나님 나라의 찬양을 생각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볼 때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합니다. 이 땅의 고향 그리고 그곳에서의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없지만, 영원한 고향은 앞으로 우리가 이를 곳이며 영원히 누릴 곳입니다.


그러므로 이젠 뒤를 돌아보며 살 것이 아니라 앞을 내다보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목사요 시인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구처럼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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