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20 첫 눈
미국에서는 내일(17일)이 프레지던트 데이로 공휴일입니다. 아마 쉬지 않는 직장도 있겠지만, 은행과 우체국과 같은 관공서, 그리고 학교들이 공휴일을 지킵니다. 초대대통령 워싱턴과 16대 대통령 링컨의 생일을 기념하면서 지키는 공휴일입니다. 중부 테네시 목회자 협의회에서도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는 이때를 맞추어 가족 수련회를 갖습니다.
일주일 전 금요일 새벽에 다른 해보다 약간 늦게 첫 눈이 내렸습니다. 교회에 와 보니 교회 주차장과 도로는 눈이 녹아서 아스팔트 색이 선명한데 교회 주변의 잔디와 나무 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서 하얀 꽃들이 만개한 것 같아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잎은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있는 겨울나무에도 겨울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음을 시위하듯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파릇파릇 돋아나는 파란 나뭇잎을 보여주고, 가을에는 그 나뭇잎들이 알록달록 단풍잎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이젠 하얀 눈꽃을 머금은 겨울나무를 보니 그런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첫눈이 내린 교회를 바라보면서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교회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배당과 예배당 주변을 아름답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손길도 한없이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 못지않게 교회 구석 여기저기서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지체들의 섬김과, 아침마다 저녁마다 가정과 이웃과 교회와 국가를 위해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하는 지체들의 무릎과, 각 가정과 일터에서 은혜 받은 자로서 사랑으로 행하는 모든 지체들의 순종의 삶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교회를 아름답게 하는 모든 것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리에서 겸손한 섬김으로 교회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