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21 눈을 바라보며
지지난 주 거의 한 주간 동안 내리던 눈이 그쳤기에 쓰레기도 버리고 주차장에 세워둔 차도 살펴볼 겸 밖에 잠깐 나갔다 들어 왔는데 한 동안 눈이 잘 안보였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흰 눈에 반사된 햇살이 눈에 들어와서 그런 것을 알았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맨눈으로 가게 되면 눈도 상할 수 있고, 어디가 어딘지 방향 감각도 잃게 되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겨울 눈 폭풍 속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궤적을 나중에 조사해보면 사람 사는 마을을 향해 하루 종일 걸어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반경 1마일 안에서 빙글빙글 돌며 제자리걸음을 한다고 합니다. 노련한 전투기 조종사들도 하늘에서 공중전 하다 보면 순간 착시현상(vertigo)에 빠지곤 하는데 하늘을 향해 기수를 든다는 게 오히려 바다를 향해서 하강하는 실수를 범한다고 합니다. 혼돈의 순간에 인간은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기 쉬운 것입니다. 요즘과 같이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혼란할 때에는 과다정보가 사
2-21-21 사순절
지난 수요일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로 ‘사순절’(Lent)의 시작하는 날이었습니다. 이 날을 “재의 수요일”로 명명한 것은 한 줌의 재가 될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임을 자각함과 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슬픔의 표시로서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리는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때에 사용되는 재는 작년 종려주일에 썼던 종려나무 가지를 태워서 만든 것입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주일까지의 40일을 가리킵니다. 성경에서 40은 특별한 숫자입니다. 노아 시대에 비가 내린 것도 40일 밤낮이었고,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금식하신 것도 40일 밤낮이었습니다. 그래서 부활 주일 이전까지의 40일을 ‘사순절’로 정하고 그 기간 동안 기도와 묵상과 금식과 사랑의 실천에 더 많은 정성을 기울입니다. 사순절이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니라 정말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면서 자신을 경건하게 돌보는 사순절의 본래 의미를 살린다면 우리의 경
2-14-21 광야길 인생
캐나다 출신의 작가이자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스티브 도나휴가 자신의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종단 경험을 바탕으로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이란 책을 썼습니다.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며 수십 일간 길을 찾아 헤매면서 그는 불확실한 인생의 사막을 헤쳐 갈 지혜를 얻게 됩니다. 두 가지만 살펴 보겠습니다. 그 첫 번째 방법은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나침반을 따라가라”는 것입니다. 지도에 그려졌던 커다란 산봉우리가 사막의 회오리바람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우리 삶의 인생의 목표가 순식간 사라지고 방향을 상실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지도보다는 방향을 찾아주는 나침반이 필요합니다. 우리도 믿음의 나침반을 가지고 우리의 인생길에 종종 나의 삶의 목표가 하나님의 방향과 일치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는 것입니다. 만일 속도만을 생각한다면 타이어의 바람을 탱탱하
2-7-21 데마를 보며
한국교회가 많이 부르는 찬송가인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28장)는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영국의 유명한 부흥사 조지 휫트필드가 크게 부흥을 일으키고 있을 때 로버트 로빈슨이란 젊은이가 그의 설교에 감화를 받고 회심하여 지은 찬송가입니다. 그는 3절 끝에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 하기 쉬우니 하나님이 받으시고 천국 인을 치소서”라고 한 그였지만 훗날 신앙생활에서 멀어졌습니다. 어둑어둑한 어느 날 그가 답답한 심령을 달랠 길이 없어 막연히 걷고 있는데 마차가 그의 곁에 서더니 교회를 가는 길이냐 묻습니다. 그가 생각 없이 그렇다고 하니 마차에 올라앉으라며 자기도 교회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마차의 주인 라비스라는 부인입니다. 그가 “로버트 로빈슨이 쓴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가를 아느냐, 자기는 그 찬송가로 많은 은혜를 받았노라” 하니 “부인 그 찬송가는 제가 지은 것이나 지금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제발 그 말씀을 말아 주십시오.